Critique 64

언론 바우처 제도는 언론을 개혁할 수 있을까?

정부와 정당, 시민사회단체들이 오랫동안 언론개혁을 주장했지만 언론계의 변화는 거의 없다. 무질서한 언론시장, 소수 주류언론사들의 여론독과점, 언론 진실성의 추락, 언론과 특정 정치집단과의 유착관계, 거대 광고주들에 대한 종속성, 클릭유도형 가십기사들의 범람, 사이비언론사들의 증가, 공영방송의 정치적 편향성 등 언론개혁의 시작과 끝이 어디일지 답답하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4년 넘게 수많은 언론개혁론이 등장했고, 집권여당의 정치인들이 언론개혁법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머릿속에는 ‘가짜뉴스처벌’ 정도가 언론개혁을 대표하는 화두로 남아 있을 뿐, 도대체 언론개혁은 무엇이고 어디에 있을까를 놓고 숨박꼭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바우처 제도에 대한 관심과 입법 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 필자 또..

Critique 2022.06.14

민주당과 정의당, 생물학적 세대교체가 아니라 개혁진보정치 자체의 교체를 향해 가야

90년대 대학가에는 새로운 사회비판사상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80년대 학생운동 진영에 영향을 미쳤던 고전 마르크스주의나 레닌, 스탈린, 마오주의 같은 구좌파 사상들이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서유럽이나 북미의 신좌파 이론이나 포스트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반인종주의, 문화연구(Cultural Studies), 독일의 비판이론,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다양한 사상적 자양분들이 사회변화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새롭게 의식화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된 대학의 강단좌파들의 증가와 다양한 출판물과 매체가 끊임없이 출현했던 때가 바로 90년대다.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X세대, 오렌지족과 같은 세대담론들이 분출되기 시작했고, 한국 사회는 개인주의, 욕망과 소비, 탈권위주의, 탈중심주의, 글로벌리즘의 시대적..

Critique 2022.06.14

트럼피즘과 한국의 개혁진보정치

트럼프의 패배, 트럼피즘도 종말? - 한국 개혁진보정치에 던지는 질문 트럼피즘의 4년 2016년 트럼프는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 대선 후 전문가들은 미시건, 위스콘신, 펜실바니아 등 쇠락해버린 제조산업 지대의 몰락한 백인 중산층이나 노동계급의 상실감과 분노를 자극하며 자신의 지지자로 만들어 놓은 트럼프의 선거 전략을 승인으로 꼽았다. 퇴락에 따른 상실감을 공유하고 있던 러스트 벨티안들은 미국 제조업 파탄의 책임을 오바마와 민주당 정부로 돌리며,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를 통해 몰락한 중산층과 노동계급을 복원시키겠다는 트럼프의 단순명료한 주장을 받아 들였다. 중국과 일본, 한국 등지에서 밀려들어오는 저가의 제품들로 자신의 가정을 채워 나갔던 미국인들이 이제 자신들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미국의 제품들로 온 가..

Critique 2022.06.14

낭만 정치인이 그립다

낭만주의는 이전 세기의 신고전주의에 맞서 18세기 말~19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일어난 예술과 문학 운동이었다.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슐레겔이 문학에서 ‘romantic’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는데, ‘문학이란 감정적인 배설물을 상상적인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토르 휴고는 이를 ‘문학의 자유주의’라고 했던가. 상상, 감정, 자유, 주관성, 개인주의, 자발성, 사회로부터 고립된 은둔생활과 같은 핵심어들이 낭만주의를 주도했다. 이성이 아닌 상상, 미에 대한 헌신, 자연에 대한 사랑과 숭배, 중세의 신화나 신비주의와 같은 과거에 대한 매혹과 몰입.....이렇게 워즈워스, 바이런, 셀리, 키이츠, 에머슨, 호돈, 에드가 알렌 포우, 쏘로우, 멜빌, 위트먼 등 낭만주의자들은 앞선 선배(신고전주..

Critique 2021.03.23

실천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리며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그랬던가요? 인간은 처해 있는 상황이나 환경,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변화할 수 없다고.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인간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고. ‘실천’이라는 단어는 여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환경이나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 속에서 자기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는 인간 활동을 실천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그리고 새로운 세계, 새로운 언어, 새로운 욕구와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관계 등을 만들어내면서 인간 스스로가 변해가는 것이 바로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정치를 보며 늘 회의에 빠집니다. 과거의 권력과 기득권 구조를 비판하고 깨겠다고 하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나? 투쟁을 벌이는 대상에 대해 우리가 숭고하게 내..

Critique 2021.03.01

다시 집의 철학, 집의 정치학으로

이영주(경기도의원/전환과 미래 연구소장) 산업화 이후 가장 경악스러웠던 시골 풍경의 하나는 이웃하는 것들과 급진적인 단절을 선보이며 들어선 고층 아파트였다. 논과 밭, 산과 들, 이웃하는 가옥들을 무시한 채 자신만이 홀로 솟아오르는 한 두 동의 아파트 단지 모습은 참으로 기괴해 보였다. 시골의 대지는 점점 아파트나 다가구 주택들로 채워지고 서로 어색한 풍경이 자리잡았다. 시골 사람들은 아파트나 다가구 주택을 현대적이고 세련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구옥을 떠나 신식 주택으로 이사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약 40-50여 년이 흐른 지금 시골이나 외변지역을 들썩이게 하는 전원주택이라는 또 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은 잠시 불었다 그칠 것 같지 않다. 전원주택 건축업계, 지역의 부동산 개발업자..

Critique 2021.02.04

공공부문 정규직화만 말해서는 안된다

이영주(경기도의원/전환과 미래 연구소장) 입시 앞으로 앞으로! 취직 앞으로 앞으로! 서른 살 정도까지 우리 청춘들의 삶은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유, 낭만, 자기 탐색, 인문정신, 연애, 결혼, 사회 참여.....그딴 것 개나 주라 해라. 대학은 이미 죽어 있고, 공무원 시험이나 공기업 취직 시험 아니면 대기업 취직 준비를 위한 독서실이다. 왜? 여기가 그나마 이 불평등한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니까. 어느 나라, 어느 집안,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느냐는 그야말로 재수다. 내가 잘나거나 못나서도 아니고 제비뽑기를 잘하거나 못해서도 아니다. 그냥 재수다. 그런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그 재수가 운명을 좌우한다. 재수 없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거의 유일하게 희망을 걸 수 있는 ..

Critique 2021.01.28

‘지역 언론의 역할과 활성화 방안’ (제16회 전국지역신문의 날 기념/2019)

이영주(경기도의원/경제노동위원회) 지역 언론을 보기 전에 한국 언론의 장을 먼저 돌아보자 2016년부터 지금까지 비정상 권력의 절정판을 보여주었던 박근혜 정부와 이에 맞선 시민촛불혁명,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문재인 개혁주의 정부의 탄생, 개혁진보 성향을 가진 정치세력의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정치적 변화가 숨가쁘게 전개되었지만 한국 사회의 언론은 참으로 비참한 상황에 빠져있다. 한국 언론장을 지배하는 주류 거대 언론은 ‘기레기’라는 전 국민적 지탄을 벗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철저하게 뒷받침하는 한편 재벌을 포함한 한국 사회의 주류 기득권 집단에 철저하게 종속되어 이들을 위한 이데올로기 재생산과 프로파간다의 매체로 기능하고 있다. 시민 공중의 자유로운 비판적 커뮤니케이션 ..

Critique 2021.01.28

KBS 수신료 인상을 지지해줘야 합니다

이영주(경기도의원/전환과 미래 연구소장) 어느 정권에서나 늘 말이 많았습니다. 지상파 3사의 정치적 동원성이나 지나친 상업성에 대한 비판은 오래된 얘기입니다. 특히 공영방송 KBS는 가장 일차적인 비판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KBS의 수신료 인상 얘기가 나오면 시민들의 반대 의견이 줄을 잇습니다. KBS 구성원들도 서로 진영이 갈려 노조도 따로 만들고 사사건건 내부 갈등이 분출되니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더더욱 혀를 차게 됩니다. KBS가 다시 수신료 인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고 이를 시민들이 지지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케이블, 위성, IPTV, 넷플릭스 같은 OTT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모든 것이 방송 미디어가 되고 있습..

Critique 2021.01.28

이곳, 불안이라는 안개의 성역

이영주(경기도의원/전환과 미래 연구소장) ‘불안’의 심리는 왠지 모르게, 특정한 이유나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채 자꾸 우리의 몸과 마음이 불편하고, 불쾌하며, 조마조마하고 뒤숭숭하며, 무엇인가 큰일이 닥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과 함께 위기감을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은 원인이나 대상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공포(恐怖·Fear·Dread·Scare)와 달리 참으로 애매모호한 심신의 상태다. 불안은 참으로 끈적끈적하게 심신에 달라붙어(습착) 우리를 괴롭힌다. 그런데 불안이 완전하게 어떤 원인이나 대상 없이 나타날 수 있을까? 왜 우리는 불안할까? 누군가는 ‘정확히 누구인지, 언제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이 가진 권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인다.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명예를..

Critique 202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