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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뛰어난 기자가 될 수 있을까? 로봇 기자, 로봇 저널리즘의 확산 ‘로봇’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자들이 늘고 있다. 언론 기사를 읽다 보면 사람 기자가 작성한 것인지 아니면 로봇 기자가 작성한 기사인지 가려내기 힘들다. 심지어 사람 기자보다 기사를 더 잘 쓴다고 평가받는 로봇 기자도 많다. 로봇이 작성하는 기사라는 표현으로 인해 마치 인간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연상하기 쉽지만 이들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LA타임즈, AP통신, 야후, 가디언 등 해외의 유명 언론사들은 날씨, 기업 실적, 지진이나 재난, 스포츠, 금융과 같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 분석에 기초한 신속한 보도가 필요한 부분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봇 저널리즘’ 혹은 ‘알고리즘 저널리즘’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는 초당 9.5개꼴로 한 해에 3억 개가 넘는 기사를 .. 2023. 5. 1.
오타니의 일본 야구, 폭폭폭의 한국 야구 한국 야구의 전면적이고 중단없는 개혁이 필요하다 WBC 내내 오타니와 일본야구팀이 부러웠다. 일본이 계속 이기고 우승까지 해서 부러운 게 아니었다. 최고의 실력을 뽐내는 오타니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동료 선수들과의 협력, 훈련할 때 장비와 공까지 함께 챙기는 솔선수범, 다른 나라 팀과 선수들에 대한 예의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본의 다른 선수들도 비슷해 보였다. 다른 팀을 자극하는 듯한 언행을 하지 않았다. 자기의 플레이에 충실했고 좋은 결과를 만들었을 때 자기 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되 다른 팀을 자극하지 않았다. 우리의 야구선수들은 많이 다른 것 같다. 한국 야구에서도 클럽 야구팀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소위 ‘엘리트 학원 스포츠’라고 불리며 운동에만 모든 것을 거는 선.. 2023. 3. 24.
아도르노와 정치② -68, 아도르노 그리고 한국의 진보정치- 68혁명에 등진 아도르노의 비극 68혁명(또는 68운동)이라는 정치적 사건은 60년대 후반 유럽, 북미, 남미,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사회 비판과 투쟁의 물결을 일컫는다. 전후 20년 이상 동안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제 성장과 정치적 안정 속에서 이루어진 사회적 타협(복지국가, 분배 정책, 노동자 투쟁의 완화, 법치)은 사회적 합의의 정치 동학과 기제들을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부, 관료, 정당과 전문화된 이익단체들이 권위와 질서를 표방하는 ‘관리되는 사회’ 혹은 ‘행정화된 사회’에 통치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여기에 시장, 경쟁, 개인의 성공, 소비, 정치 참여로부터의 거리두기와 같은 부르주아 문화가 지배적인 가치로 확립되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공산권 국가인 체코나 중국에서도 사회변화를.. 2023. 3. 17.
아도르노와 정치① 좌우를 넘어선 진짜 ‘자유’ 찾기 아도르노는 자본주의와 스탈린식 공산주의 모두에 대한 반대자로 1960년대 신좌파 운동의 이데올로기적 대부 중 한 명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60년대 후반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세계적으로 몰아쳤던 폭력적인 사회운동 또한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비판받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그 어떤 진영에도 몸담지 못한 경계에 선 철학 혹은 지속적인 비판과 부정 철학의 실천자였던 그에게 몰아닥친 급진주의자들의 비난은 결국 그가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학교를 떠나 떠돌던 중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비극적 서사로 이어진다. 삶 자체가 비극에 가까운 아도르노. 어디에도 정박하지 못한 채 자신의 시대와 지식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부정해야 했던 그의 삶이 비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1947년 암스테르담.. 2023. 3. 17.
랑시에르를 통해 노동운동과 노조를 생각한다 랑시에르는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1998/2008) 한국어판 서문에서 “나는 정치학을 배우는 학생도 정치학을 가르치는 선생도 아니었지만 학창시절에 식민주의 정책에 반대하고, 마르크스의 텍스트와 알튀세르의 해석을 통해 사회운동 이론을 발견했으며, 68운동의 충격을 겪고 마르크스주의 과학과 혁명 정치의 고전 모델로부터 이탈”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대한 사유를 시작했다고 밝힌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사회의 진화 및 정치에 대한 주요 이론 작업들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그는 이론 작업보다 노동자 역사 문서고에 대한 연구를 더 선호했다. 그를 사로잡았던 것은 이론이 아니었다. 라깡의 가르침이나 들뢰즈의 철학을 끼워 맞추기 위해 다른 이들이 시도했던 이론적 시도들도 아니었다. 그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노동.. 2023. 2. 23.
편지쓰기의 정치미학 편지를 쓴다는 것 전남 광주의 어느 태국 노동자의 편지. “두려움으로 고향을 떠나던 날, 제 가슴엔 손아귀에 꼭 쥔 비행기표의 낯선 이름보다도 더 또렷하게 찍혀있던 이름이 있었지요. 불법체류자보다도 더 무서운 가족이라는 이름이. 시키는 대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휴일도 없이 열네 시간씩 마스크와 안경 대신 가운 한 장으로 숨 쉬며 씻고 닦고 지웠던 일 년 반. 언젠가부터 다리에 힘이 빠지고 손발은 망치에 맞은 것처럼 아팠지만 백 만 원 중에 팔십만 원을 고향에 보낼 수 있었기에 아픔이 절로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었지요. 아, 그런데, 그런데요. 날마다 만졌던 그 약품이 가족을 조금씩 일으켜 세우던 나를 조금씩 앉은뱅이로 만든 독이었다니요. 한국말로 ‘정상’이라는 뜻으로 시작되는 ‘노말헥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2023.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