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

더불어민주당의 과격한 선동꾼들과 싸우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연성 개혁론은 이재명 대통령을 살릴 수 있을까?

drydreamer 2026. 9. 16. 11:04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 선명성을 앞세운 ‘과격한 선동’과 ‘과잉·과속’이 오히려 역결집을 불러 개혁을 방해할 수 있다.” 문제투성이 장관 후보자들을 지명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안에 있는 강경 개혁파 제어를 외치고 나왔다. 주위에 제대로 된 장관 후보자 한 명 없는 현실을 비통해하며 국민에게 사과하고 지명을 철회해도 부족할 판에 갑자기 내전 전선부터 그었다. 뜬금없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의원의 자진 사퇴 연극을 끝으로 나머지 장관 후보자들을 최종 임명하고 인사 파동을 종결하려는 작전이다. 자신의 지지율이 하염없이 추락하는 원인을 당내 과격 개혁파로 돌리며 자신을 희생자의 위치에 세우려는 수법이다.

 

선명성과 과격·과속 선동의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명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돈이 없어 빚을 갚을 수 없다며 성남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7000억원이 넘는 성남시 빚에 대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당시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민과 대중들에게 용기있는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가장 먼저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탄핵이라는 단어를 꺼내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할 때 이재명 대통령은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그런 그에게 광화문 광장의 시민들은 대선 출마를 요구하며 열광했다.

 

대선 주자 대열에 합류한 이재명은 경기도지사가 되어 온갖 기본소득 시리즈를 내세워 ‘선명한’ 왼쪽 노선을 선보였다. 코로나19 재난 시에는 도지사 완장을 차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위반한 신천지와 유흥주점을 급습해 ‘과격하지만 확실한’ 재난 대응 지도자로 박수를 받았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소년공 출신’의 이재명은 모든 기득권에 맞선 ‘선명하고 과격한’ 사이다 정치인으로 불리며 결국 대통령까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정치인 팬덤 중에 가장 ‘선명하고 과격하며 충성스러운’ 손가락혁명군이 있었다. 기득권 체제를 뒤엎자는 손가락혁명군의 주장과 행동의 선명성이나 과격·과속 선동성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강의 무기였고, 이 무기는 더불어민주당의 회색주의자와 수박을 골라내는데 최상의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뭘 하든 이재명 대통령의 선명성과 과격·과속 선동성은 변함이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중도보수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당 정체성과 노선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성남시장일 때도 진짜 보수는 자신을 보수로 알아봐 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중도우파로 분류하는 사회가 되어야 정상적인 사회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우파 인사들을 끌어들이고 우클릭 정책으로 ‘선명한’ 전환을 선보였다.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금투세 폐지, 기본사회 정책 재검토, 기업 주도 성장, 탈규제 정책 확대, 주52시간제 특례 도입, 증세 반대 등 우파 노선을 주도했다. 지금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위한 애국심과 지역단결을 호소하며 ‘삼전하이닉스’에 국가의 운명을 걸자고 나섰다.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위해 기후위기, 탈원전과 같은 진보 의제들을 과감히 잊어버리자는 말이 입술 위를 맴돌고 있다. 불가역적인 정치검찰 해체를 그토록 외치던 입에서 이제는 선명성과 과격·과속 선동성으로는 개혁할 수 없다며 속도와 강도 조절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렇게 하면 자신의 지지율이 다시 올라가고 더 많은 국민들이 결국 자신의 편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묻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성 개혁론은 이재명 대통령을 살릴 수 있을까? 아무래도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반감에 있다. 상황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대통령의 언행에 대한 불신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수시로 달라지니 국민은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른다. 윤석열의 계엄과 탄핵에 가려진 대통령의 실체에 대한 의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과거에 대한 의혹이 줄어들지 않는다. 대통령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의심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불신의 확산이다.

 

이재명 정권의 일관되지 않은 정책에 대한 반감이다. 거창하게 내세우고 비판에 눈감더니 문제만 키우고 국민 다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정책들에 대한 반감과 함께 정반대 방향을 오가는 정책 수정이나 폐기 행태에 대한 반감이다. 기업의 이익을 전 국민에게 배당하자는 ‘배당사회주의’적 정책을 제안하더니, 주식투자를 찬양하며 투기적 자산 증식을 부추기는 천민자본주의적 정책에 열을 올린다.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으로 체포하자고 하더니, 이제는 이란에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다. 좌파에게 욕먹고 우파에게 돌맞는 일관성없는 정책과 갈팡지팡하는 정권 인사들에 대한 반감을 줄일 방법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더불어민주당 강경 개혁파를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이재명 정권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해소하는 일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강경 개혁파를 키운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다. 당 대표와 두 번에 걸친 대통령 후보 시절 타협없는 청산론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기득권 세력과 타협하거나 거래하는 회색주의자와 수박들을 축출하고 ‘선명하고 과격한’ 청산 정권을 수립하자고 했던 손가락혁명군을 누가 키웠는가? 검수완박과 검찰해체를 주장했던 과격 개혁파들은 누구의 박수를 받으며 성장했는가? 그런 과격하고 선명한 정권을 세우자고 손을 잡았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요구하는 권력 지분 요구를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그러니, 뜬금없는 더불어민주당 내전이 아니라 국민의 불신과 반감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문제투성이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와 인사 라인 의혹 해명, 경찰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한 형사소송법 재개정, 대통령 공소 취소 시도 의혹 해소를 위한 재판 약속 발표, 온라인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과잉 입법 수정, 사법 개악 시도 중지와 완전한 독립성 보장, 일관된 정책 노선 정립과 같은 일을 우선해야 대통령이 산다. 시간이 많지 않다. 국민들은 ‘사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이영주/정치포럼 ‘노랑새와 빨간 장미’(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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