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왔듯이 결국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다.
김민석, 송영길, 정청래 후보 모두 김대중과 노무현을 애타게 호출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레임덕을 불러올 후보이자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3종 세트 불량 후보라며 정청래 후보를 공격했던 김민석 후보나 ‘의리’ 하나로 “진짜 이재명을 지킬 사람”이라며 이재명 지지자들에게 구애하는 정청래 후보 모두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을 부르짖고 있다.
한마디로 웃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들 또한 때만 되면 김대중, 노무현 타령이다. 자신이 김대중과 노무현의 무엇을, 왜, 어떤 방식으로 계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철학과 이념, 노선과 정책, 성과나 한계를 놓고 평가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도 없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치가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 등 다른 정당 정치세력의 정치와 무엇이 다르고 같은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들은 그저 김대중, 노무현의 이름을 부르고, 두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몇 가지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기억을 소환해 지지자들의 감정을 재생산하고 제조함으로써 표를 얻으려 할 뿐이다.
후보의 지지자들은 노무현을 배신한 자가 이제 와 염치도 없이 노무현을 입에 올리냐며 김민석 후보를 공격하고, 정청래 후보를 향해서는 김대중과 무슨 관계가 있었느냐며 역성든다. 노무현의 민주당이 김대중의 민주당을, 문재인의 민주당이 김대중과 노무현의 민주당을, 이재명의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민주당을 어떻게 이어받고 있는지 잘 묻지 않는다.
그러니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 “어이, 이재명 대통령, 당신 말이야 북한을 ‘조선’이라는 공식 호칭으로 부르자는데 왜 주저하고 있어. 그렇게 용기없이 굴 거면 대북정책 다 폐기해”라고 윽박지르는 일이 벌어져도 당 대표 후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입으로만 김대중, 김대중, 노무현, 노무현, 문재인, 문재인,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한다.
묻는다. 김민석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기라도 했을까? 정청래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라도 있을까?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진짜 끝까지 지키려고 할까? 김대중, 노무현이라면 끝까지 반대하고 동의하거나 용인하지 않았을 이재명의 민주당을 어떻게 이끌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모두에게 묻는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김대중, 노무현의 이름 말고 남은 것이 있는가?
정치포럼 '노랑새와 빨간 장미'(준) 이영주
[묻다]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이름 말고 남은 것이 있기나 할까? | 프레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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