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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que

도대체, 동지는 있기나 한가?

by NPS 2026. 7. 31.

더불어민주당은 동지란 단어를 가장 애용하는 정당이다. 군사독재와 보수 기득권 체제에 맞서 싸워왔다는 집단 인식과 정체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들은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같은 길을 걸어가며, 하나의 당으로 뭉쳐 적대하는 당이나 세력에게 권력을 뺏기지 않아야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집단의식으로 무장했다.

 

이들은 반()민족 반일, 반독재 반미, 반자본, 반보수를 향한 적개심을 공유하는 동지들이 서로 배신하지 않아야 하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고 똘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동지를 창조하고 확대할 수 있는 정치 서사를 구축하고 전파하며 내면화하는데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동지의 당이 동지를 쫓아내기 위해 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가 동지와 비/반 동지 진영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김민석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 살생부를 제시했다.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이 세 세력을 색출해서 당 밖으로 몰아내는 그의 성전(聖戰)’이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을 완성시키는 장대하고 거룩한 전쟁의 총사령관을 자임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역사에서 최고이자 전지전능한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아직도 당에는 반명 분열주의자들이 호시탐탐 반란을 꿈꾸고 있다며 선전포고했다. 반명 분열주의자들이 당으로 유입한 신천지 교도들을 색출하고, 이들이 각종 당내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제시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신천지 색출을 위해 수사기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817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간 안에 김민석과 이재명 대통령 보위군은 반명, 분열주의자, 신천지가 누구인지를 적시해야 한다. 이들이 신천지라는 용병까지 끌어들여 어떤 반명’ ‘분열행위를 어떻게 해왔는지를 밝혀야 한다.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증거를 내밀어 최후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여기서 묻는다. 더불어민주당에 동지는 있기나 한 것일까? 김대중이 노무현을 낳고, 노무현은 문재인을 낳았으며, 문재인은 이재명을 낳았을까? 김대중의 지지자, 노무현의 지지자, 문재인의 지지자, 이재명의 지지자들은 진짜 동지였을까? 동지라면 이들 모두가 바라보는 한 곳, 가고자 했던 길, 이루고자 했던 뜻은 무엇이었을까? 정치적 환상이었을 수 있다. 많이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정당에 모여 각자 다른 뜻을 가지고 심지어 반대되는 곳을 바라보면서도, 선거 때만 우리는 동지라며 승리의 전리품들을 나눠 갖는 것을 정당의 모든 것으로 생각하는 곳에는 동지가 없다.

 

노무현의 동지들은 김대중의 동지들을 밀어냈고, 문재인의 동지들은 호남의 동지들을 밀어냈으며, 지금 이재명의 동지들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동지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목적은 단 하나다. 이재명의 당을 만들기 위해서다. 전당대회가 통합적인 이념이나 철학, 노선과 정책을 둘러싼 동지들의 대화와 경쟁이 아니라, 누군가의 당을 만들기 위해 다른 동지들을 거세해야 하는 게임이 되었다. 다들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당연하다는 듯이, 정당과 정치는 원래 이런 것이라는 비겁한 웃음이 난무한다. 노무현이 싫어 정몽준의 손을 잡았다 퇴출된 그가 황야를 떠돌다 이재명의 손을 잡고 총잡이로 돌아온 이곳 더불어민주당엔 동지 따윈없다.

 

이영주/ [묻다] 도대체, 동지는 있기나 한가? | 프레스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