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쓴다는 것 전남 광주의 어느 태국 노동자의 편지. “두려움으로 고향을 떠나던 날, 제 가슴엔 손아귀에 꼭 쥔 비행기표의 낯선 이름보다도 더 또렷하게 찍혀있던 이름이 있었지요. 불법체류자보다도 더 무서운 가족이라는 이름이. 시키는 대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휴일도 없이 열네 시간씩 마스크와 안경 대신 가운 한 장으로 숨 쉬며 씻고 닦고 지웠던 일 년 반. 언젠가부터 다리에 힘이 빠지고 손발은 망치에 맞은 것처럼 아팠지만 백 만 원 중에 팔십만 원을 고향에 보낼 수 있었기에 아픔이 절로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었지요. 아, 그런데, 그런데요. 날마다 만졌던 그 약품이 가족을 조금씩 일으켜 세우던 나를 조금씩 앉은뱅이로 만든 독이었다니요. 한국말로 ‘정상’이라는 뜻으로 시작되는 ‘노말헥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