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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que

류현경이 잘못했어? 언론이 잘못했어?

by NPS 2013. 5. 24.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주연배우인 류현경과 모 언론사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류현경은 해당 언론사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고, 그 언론사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그녀에 대해 보복성 기사를 계속 내보냈다. 류현경은 자신의 열애설을 부인했지만 해당 언론사는 유명 가수와의 열애설 해명 기사를 실었다. 열애설 해명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류현경과 그녀의 소속사는 이를 거절했다. 이로 인해 류현경은 언론사의 인터뷰를 ‘보이콧’한 버릇없는 여자가 돼 버렸고, 그녀가 말하거나 행동했던 것들을 하나하나씩 끄집어 내 진실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그녀를 비난하거나 조롱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류현경 논란의 대열에 다른 언론사들까지 가세해 유사한 비난들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사진출처: SBS '화신'

무엇이 진실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어찌되었든 기자들의 행태는 결코 올바르지 않다. 오히려 나쁘게 말하면 조금 악질에 가깝다. 한 여배우가 자신과 관련된 열애설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거나 자신이 판단한 선에서 입장을 표명했으면 언론은 거기서 멈추어야 한다. 영화 홍보를 위한 기자 미팅 자리에서 이런 저런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지만 불편하고 선정적인 질문들을 하나 하나 모두 친절하게 대접해줘야 할 의무는 배우에게 강제적으로 주어질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의 질문에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거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고 옷장 속의 먼지까지 다 털어내겠다는 듯이 달려드는 보복성 기사는 그야말로 악질이다. 언론의 가면을 쓴 폭력일 뿐이다. 독자나 시청자 또한 한 사람의 사생활과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비밀 혹은 공개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듣거나 보고 싶지 않아 한다. 만약 언론에서 독자나 시청자를 위한 일이라고 꾸며댄다면 이것은 정말 기만적인 포장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류현경 사건의 이면에는 기자나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권력의식같은 것이 자리잡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 언론이야! 너희들이 나 없이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특히 대중 스타들 너희들은 우리 없이 절대 클 수 없지” 하는 권력의식 말이다. 그래서 언론은 아무렇지 않게 누구의 입이든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언론이 원할 때 반드시 입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알게 모르게 언론계에 깊숙이 자리잡게 되는 폭력성의 한 지점이다.

그러나 이같은 권력의식은 사실 매우 불행한 의식에 불과하다. 즉, 언론은 대중스타의 입을 열어야 돈을 벌 수 있다. 매우 선정적인 방식으로 사생활을 뒤쫓고 폭로하며 이에 대한 해명성 발언들을 기사화하면서 해당 사건의 주기를 연장시키려는 노력은 사실 독자나 시청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언론은 항상 빅스타의 뒤를 쫓고 필요할 경우 온갖 소문의 근원지가 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 언론은 누군가의 홍보를 위해 지면을 ‘판다’. 자기 홍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참으로 많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언론은 자신의 지면을 판매한다. 수 없이 많이 쏟아지는 인터뷰 기사나 홍보성 기사들 중 많은 경우는 이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 돈을 받는 방식도 여러 가지다. 그러니 언론이 스타나 또 공적인 무대에 얼굴을 내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사를 쓰고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하면 얼른 이에 응해야지, 류현경처럼 대들거나 맞서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거나 용납할 수가 없게 된다.

이래 저래 오늘날의 기자와 언론사는 좋은 언론이 되기보다 최악의 언론이 되는 길로 접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말이다. 류현경의 사건은 최악의 길로 접어드는 우리 언론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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