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

오타니의 일본 야구, 폭폭폭의 한국 야구

NPS 2023. 3. 24. 10:47

한국 야구의 전면적이고 중단없는 개혁이 필요하다

WBC 내내 오타니와 일본야구팀이 부러웠다. 일본이 계속 이기고 우승까지 해서 부러운 게 아니었다. 최고의 실력을 뽐내는 오타니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동료 선수들과의 협력, 훈련할 때 장비와 공까지 함께 챙기는 솔선수범, 다른 나라 팀과 선수들에 대한 예의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본의 다른 선수들도 비슷해 보였다. 다른 팀을 자극하는 듯한 언행을 하지 않았다. 자기의 플레이에 충실했고 좋은 결과를 만들었을 때 자기 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되 다른 팀을 자극하지 않았다. 

우리의 야구선수들은 많이 다른 것 같다. 한국 야구에서도 클럽 야구팀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소위 ‘엘리트 학원 스포츠’라고 불리며 운동에만 모든 것을 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야구판이 움직인다. 이 선수들은 보통 초등학교 3,4 학년 때부터 20살에 이르는 시간 동안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건다. 최소한의 수업을 받고 또래들과 학교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저런 변화를 시도해 봤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 오히려 지도자들이 온갖 꼼수를 만들어가며 야구만 하도록 만든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각각의 선수들을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 무조건 베스트 멤버로 승부해야 한다. 그러니 학부모들도 자기 아들이 베스트 멤버가 되어 모든 게임을 주도하기를 바란다. 다른 선수들에게 눈길 한번 제대로 건네는 부모들이 몇이나 있을까? 

클럽야구팀이 늘어나도 학교 야구팀은 이들을 경계하거나 배척한다. 클럽 야구팀 아이들은 야구를 그저 취미로 하는 아이들이고 학교 야구팀 선수들하고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무시하고 배척한다. 야구계 지도자들이 이를 더욱 부추기고 야구 행정을 이끄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권력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초등학교까지 클럽야구를 했던 아이들은 결국 중학교부터는 학교 선수로 진학하거나 중고등학교 클럽팀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야구를 그만 둔다. 공부도 하고 또래들과 학교생활도 하며 성장해가는 야구선수들이 없다. 프로야구는 1군 무대와 1군 선수들에게 집중 투자하고, 중고등학교 야구팀은 프로야구를 향해 달리는 베스트 멤버들이 오직 훈련에만 올인하도록 몰아친다. 이렇게 성장한 선수들을 모아 국가대표팀을 만들고 세계야구대회에 나가지만 우리보다 한참 아래라고 생각하는 팀에게 질 때도 많다.  

이런 토양을 가진 한국 야구의 뿌리가 튼튼해질 수 없다. 이렇게 허약한 토양에서 몇몇 선수들이 스타가 되고 몸값이 올라가는 동안 대부분의 선수들은 야구를 포기할 시간을 기다린다. 프로야구단에 취업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야구를 그만 둔 선수들이 갈 곳도 없다. 일본처럼 다양한 형태의 야구단이나 야구리그가 있어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야구를 계속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방법이 많다. 그런데 우리는 독립야구단이 있어도 선수들이 돈 내고 훈련하고 아주 열악한 야구장에서 경기를 한다. 야구판 사교육이다. 이러니 프로야구 외에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없다. 스무 살 혹은 그 이상 나이를 먹기까지 야구만 했던 선수들이 다른 사회생활의 방법을 찾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그러니 오직 프로야구 1군 멤버가 되기 위해 자신을 갈아 넣어야 하고 청소년기 내내 승리에 대한 압박에 시달린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 마다 감독 코치들은 욕을 해대고 패배했을 때 선수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은 길고 무겁다. 선수들끼리도 패배의 원인 제공자를 찾고 누군가를 때리기도 한다. 10대 청소년기에 야구선수들이 감당해야 하는 폭력과 무시, 압박과 상처에 대해 우리는 알고 있는가(다른 종목도 마찬가지)?
 
야구선수들의 학폭, 음주운전과 음주폭력, 성폭력 사건들이 계속 터져 나온다. 오타니의 일본야구 앞에 폭폭폭의 한국 야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KBO와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가 자신의 권력만 내세우지 말고 한국 야구를 전면적으로 개혁하고 대안을 찾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 교육청도 더 이상 이러한 현실에 눈감지 말고 중단없는 개혁 작업을 함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