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안철수 의원의 인정 정치
헐~~정치가 소꿉놀이인가? 안철수의 ‘인정(人情)’ 정치에 대한 우려
드디어 안철수 의원이 여의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여러 경우의 정계개편설이 흘러나오고, 합리적 보수주의의 상징인 윤여준 전 장관이 안철수 의원의 책사이자 스승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에 “안철수 의원이 새 정치의 알맹이를 내놨을 때 국민이 전폭적으로 동의해 주면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윤여준 전 장관이 회오리 바람을 직접 일으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이 여전히 극심한 정치적 무기력증과 낮은 대중적 지지, 당내 비/반노 vs 범친노 간 계파 갈등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의 정치판 다시 짜기의 파도는 민주당의 해안에 가장 먼저 밀어 닥칠 전망이다. 그리고 다시 안철수 현상의 세 번째 편이 어떻게 전개될 지 흥분된 시선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두 개의 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에서 자신이 보여주었던 ‘양보의 정치’에 대해 민주당이 응대를 해야 한다는 발언이 첫 번째 카드라면, 지방선거 전에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이 두 번째 카드이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으로부터 양보를 받아야 할 차례가 아닌가”라는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이 분분한 것은 사실이다.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하라는 것인지, 도지시나 시장 등 자치단체장 선거의 단일 후보를 신당의 후보들에게 대폭 양보하라는 것인지 아직은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과거의 자신의 희생과 양보의 정치에 민주당이 은혜를 갚을 수 있는 또 다른 ‘양보의 정치’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즉, 당연히 사람의 도리를 다 해야 하고 아무리 정치판이지만 사람 사이에 그러한 인정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인정의 정치’를 제안한 것이다.
사진 출처 : 민중의 소리
이는 무척 실망스러운 발언이고 생각이다. 정치를 사적인 약속 관계나 양보와 응대의 관계로 접근하는 것도 안타깝고 ‘이번에는 내가 할테니 다음에는 네가 해라’는 식의 비공개적 거래 관계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또 자신이 행하는 정치 혹은 꿈꾸는 정치가 자신은 그리 원하지 않는데, 국민의 부름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큰 마음 먹고 나와 자신의 완전한 희생 위에 국민을 살리는 숭고한 행위로 시작되었으니 자신이 원하는 정치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 그가 자신의 정치를 자신 혹은 그가 속한 집단의 정치적 이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정치적 수사들을 듣다 보면 종교적인 느낌까지 가지게 되는데 참으로 당황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물론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사고가 이렇게 단순하거나 인정에 기초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명확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오히려 다소 신비주의적 수사학을 즐겨 사용하고 있어 그의 발언을 잘못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접근이 발화된 것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면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참으로 황당하다. 선거와 정치를 자기들끼리 주고 받으면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신당을 만들고 자신의 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목표들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선거에 임하고 국민의 판단과 선택을 받는 것이 수순이다. 지금 와서 ‘양보설’을 제기하는 것은 어쩐지 정치를 소꿉놀이로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단일화를 하든 그냥 경쟁을 하든 그것도 신당의 판단과 야권의 다른 정당들의 구성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새 정치를 표방하고 나선 정치인이 정치를 사적이고 비공개적인 거래나 양보의 관계로 접근하고 미리 위협성 발언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새로운 정치와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또 이제는 자신이 다른 정당이나 정치인들과 경쟁을 통해 생존하고 그 경쟁 속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민주적 과정에 존재하는 직업 정치인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과는 다른 정치적 무대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면 그 무대의 모습이 무엇이어야 할지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국민들과 만나는 정치인들이 누구이어야 할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꾸준히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하면 될 것이다. 국민들이 안철수에게 바라는 모습은 모든 정당과 정치인들과 경쟁해 자신만의 정치적 색깔을 만들고 그 색깔을 지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정치인이지 그런 것들은 잘 보여주지 않으면서 당장 눈 앞에 닥친 선거에서 어떻게 신당의 몫을 챙길 것인가에 골몰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번 ‘양보’ 발언은 그야말로 ‘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