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

국민의힘과 보수, ‘극우의 극우화’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요?

drydreamer 2026. 10. 15. 16:34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보면서 다들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두 일리 있는 주장들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 왜곡을 넘어선 ‘패륜 영화’인지 진실의 공백을 메꿔보려는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인지 결국 관객/독자의 판단에 맡기면 좋을 일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굳이 (소위) 진보와 보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문화 전쟁’을 계속 확전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대중문화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대중에게 맡길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문화 텍스트에 대한 지나친 정치적 공방은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육영수 여사의 암살 사건에서 시작된 정치적 공방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다 전두환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둘러싼 과거사 논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까지 들고 극단적인 반북·반중·반공·반민주당·반페미·반동성애·반노조를 외치는 것을 넘어 멸북·멸중·멸공·멸민주당·멸페미·멸동성애·멸노조 정치의 깃발을 휘날리고 있는 ‘한국형 극우’ 세력이 이승만, 박정희 숭배도 모자라 전두환과 5·18을 재평가하자고 나선 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그런데, 더 큰 진짜 문제도 있습니다. 극우의 품을 빌어 정치해보려는 국민의힘의 일부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김태규 의원은 갈수록 정도가 심해집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에 대해서 “내란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전두환의 군사정변에 대해서도 “내란이 아니다. 법원의 판단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암살자(들)’ 논란이 커지자 “부엉이바위의 진실” 운운하며 이것도 영화로 만들어보자고 했다. 이를 비판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부엉이바위에 긁혔냐?”며 조롱하듯이 말했습니다. 암살자(들)의 역사적 왜곡 문제를 제기하다 갑자기 5·18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도 다시 따져보자고 했습니다. 일부 보수 언론은 김태규 의원의 막가는 정치를 비판하지 않고 연일 김태규 띄우기 보도에 나섰습니다.

 

이진숙 의원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입니다. 이진숙 의원은 5·18을 재조명하자며 국회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의원은 5·18을 소요 사태라고 표현하며, 5·18의 진실과 전두환을 재평가해야 할 뿐만 아니라 5·18을 성역화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광주를 고립·분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거침없이 내뿜는 연사들에게 무대를 차려 주었습니다. 국회 무대도 부족했는지 넓디넓은 온라인 공간에 5·18 폭동설을 담은 영상들을 공유했습니다. 이진숙 의원은 이것도 부족했는지 “부엉이바위에 영화적 상상력은 없는지”를 반문하며 박정희에 대해서는 역사 왜곡을 하면서 5·18이나 노무현, 김대중에 대해서는 성역화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여기서 국민의힘과 보수에 묻습니다. 특히 함께 박수치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에 묻습니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을 보수 정당의 정치적 뿌리라고 자랑하는 것을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반북·반중·반공·반민주당·반페미·반동성애·반노조 정치가 보수 정당이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한다면 이를 조롱하거나 정신 나간 극우라고 비난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런 정치만 할겁니까? 언제까지 더불어민주당이나 진보 진영에 맞서는 생각과 논리가 유아기 반사 놀이 수준에 머무를 것입니까? 언제까지 ‘한국형 극우’의 품에 안겨 혹은 그들을 앞세우고 이용하는 정치에 들떠 신기 들린 모습으로 ‘북’을 쳐댈 것입니까?

 

김태규·이진숙 같은 극우 정치인들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의 대표 인물이라면 국민의힘의 문을 닫는 것이 좋습니다. ‘극우의 극우화’로는 국민의힘이 결코 대중정당이나 수권정당이 될 수 없습니다. 충분히 합리적인 국민들은 위선과 내로남불, 불공정과 전체주의적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진영과의 동행을 거부했던 만큼, 아니 그보다 더 강렬하게 ‘극우의 극우화’에 대해 아무 문제의식 없이 웃고 있는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거부할 것입니다. ‘극우의 극우화’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요? 답은 이미 나와 있지 않나요?

 

이영주/정치포럼 ‘노랑새와 빨간 장미(준)’ 대표